노르웨이의 숲 / 상실의 시대
그 유명한 상실의 시대 / 노르웨이의 숲을 읽었다.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 기억나는 감정을 기록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딱히 쓸 말이 없다. 아무래도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상실 그 자체에 대해 푹 빠져있었기 때문일까.
이전에 사람들과 이별에 대해서 이야기해본적이 있었다. 누구는 친한 친구와, 누구는 부모님과, 누구는 키우던 애완동물과 이별을 경험했으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말했었다.
상실의 시대는 나에게 '너에게 있어서 상실이란 무엇인지'를 계속 물어본다. 친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죽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건지 상상하게끔 만든다.
하루키는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는 것 마냥 천하태평한 어조로 상실이라는 단어를 우리에게 던진다. 이 상실감이 내가 아무리 발버둥 친다 한들 벗어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인 것 마냥 그냥 편하게 읊조린다.
참 잔인한 책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실의 기억들을 하나 둘 씩 꺼내게 만드는 책이다. 재미있게는 읽었다만 다시 읽을 마음이 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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