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피카츄, 소닉 더 헤지혹: 불쾌한 골짜기의 좋은 예
5월 9일에 개봉한 영화 '명탐정 피카츄'
예고편이 공개된 '소닉 더 헤지혹'
포스팅이 아까우니깐 한번에 다루도록 하자.
두 영화를 왜 같이 묶었는지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오늘 다룰 이야기는 바로 불쾌한 VFX. 그리고 신랄한 비판
영화를 까는 이유
사실 예고편만 보고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섣부른 판단이다. 예고편은 컨셉아트에 불과한, 영화의 몇 컷들을 모아논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 출시될 물건을 구매하기 전, 컨셉아트를 통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알 수 있지 않다만. 이번 예고편을 통한 특징은 그야말로 혼돈이다.
쥬라기공원이 세계적인 흥행을 가져온 이후부터 VFX(특수효과정도로 생각하자)는 영화 제작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아바타가 세계의 돈을 쓸어모았을 때, 그 진가는 비로소 나타났다. 포카혼타스의 스토리를 빌려온, 아주 단순한 영화였지만 3D영화에서 느껴지는 진짜같은 VFX는 전 세계의 열광을 가져다주었다. 이제 VFX는 영화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과욕은 대참사를 만들어내었다. 명탐정 피카츄에는 대중적인 기억속에 있는 'PIKA!'를 외치는 귀여운 전기쥐를 대신하여 음흉한 40대(라이언 레이놀즈는 올해 42세다. 무려 76년생!)의 구렁이 담 넘어가는 목소리를 내는 섬세한 털뭉치만이 존재한다. 우리는 피카츄와 포켓몬 세계관을 실사영화로 보고 싶었던 것 뿐이지, 이렇게 확대해석 된 피카츄를 기대한 적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존재해선 안되었을지도...
마찬가지다. 링 먹는 소리와 회전하는 소리만 인게임 사운드로 가져오면 뭐하나. 소닉은 흰 장갑과 빨간 신발을 신은 채 썩쏘를 날리며 열심히 뛰어다녀야 하지만 예고편의 소닉은 'meow' 따위를 외치는 슬림핏 파란색 츄바카일 뿐이다. 기대한적도, 상상한적도 없는 이런 소닉은 일단 시각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특히 위 사진의 등신대를 보면 절로 나오는 탄식을 막을 수 없다. 하......
그렇다. 두 영화의 실수는 아래와 같다.
1. 영화를 IP를 위해서가 아닌 VFX 자랑을 위해 만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문제들은 VFX에서 비롯된다.
2. VFX를 통해 창조된 캐릭터들이 너무 too much 리얼하다.
(너무 리얼한 창조물이 사람에게 느껴지는 효과는 불쾌한 골짜기 라는 이름의 이론으로 정리되어있다.)
3. 사람들의 기대와 기억속 IP와는 요단강 넘어에 존재하는 새로운 IP가 만들어졌다.
관람포인트
(어짜피 나는 안볼 것이지만) 관람포인트를 찾아보자.
1. 일단 고퀄리티의 VFX
영화상으로는 마음에 안들지만, 여튼간 진일보된 기술력임에는 틀림없다. 그래 기술력 자체만으로는 칭찬해줄 수 있다! 긴혓바닥거북이의 얼굴을 보고있자면 절로 구역질이 나온다. 나라는 개인으로 인해 기술력의 성공을 증명하기는 뭐하지만, 나는 대부분 사람들이 같은 반응일것이라 생각한다.
2. 훌륭한 배역
출연진이 훌륭하다. 명탐정 피카츄의 피카츄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소닉 더 헤지혹의 에그맨 역은 무려 짐캐리! 가 맡았다. 예고편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사실은 짐캐리가 주인공인 영화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짐 캐리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두 배우가 워낙 훌륭한 필모를 거쳐왔다는 것은 말 안해도 괜찮겠지.
3. 그 외에
- 뒷 배경이 튼튼하다. 워너브라더스와 포켓몬 컴패니가 버티고있는 명탐정 피카츄, 파라마운트와 세가의 콜라보인 소닉 더 헤지혹. (*물론 파라마운트 애니메이션은 사업을 접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그리고 끝. 눈씻고 찾아봐도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눈을 감고, 손을 모아본다. 그리고 기도한다. 10UBD를 넘지 않을 저 두 영화를 위해.
R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