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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 우린 얼마나 더 자극적이여야 할까? (스포일러)

Badack 2020. 5. 10. 00:15

4월 29일 공개된 인간수업

요 근래 넷플릭스와 유튜브에서 자주 보이는 드라마가 있었다. 넷플릭스에서는 '오늘 한국에서의 콘텐츠 순위 2위' 라며 연신 홍보를 해주었고 유튜브에서는 여러 영화 유튜버들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넷플릭스가 유튜버를 통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기에, 그러려니 하며 넘기려고 했다.

근데 카피가 참 달콤하게 쓰여져있다. 학생인데 불법적인 일을 하며 돈을 많이 버는 모습이 그려지는 카피들. 아무 일도 없는 주말을 맞이한 기념으로 한 번 전 시즌을 달려보았다.

 

유튜브 B Man 채널에 홍보중인 드라마, 인간수업
내용 요약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클릭)

남자주인공 오지수는 도박중독에 빠진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채 혼자 살아간다. 그가 원하는 것은 '정말 평범한 삶'. 그것을 위해 그는 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알선한다. 물론 학교에서는 찐따 of 찐따.

6천만원을 모았지만, 집에 방문한 아버지에게 돈을 빼앗기게 되고(그 돈은 -92% 떡락 코인으로 몰빵된다) 같은 반 배규리에게 상황마저 들통나게 된다. 연예엔터 CEO의 딸인 배규리는 자신을 옭아매는 가족과 주위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서 오지수와 함께 조건만남 영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다른 조건만남을 알선하는 조폭 무리와 일이 꼬여 오지수는 팔이 썰리다 마는 경험을 한다. 그와중에 파견직으로 일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목숨을 구하는 것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승낙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제안할 때 생각했던 파견직은 학교를 다니는 등의 '평범한 삶' 과는 거리가 먼 생활. 손절을 하고자 하지만 그들이 심어놓은 추적장치에 의해 배규리까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오지수는 배규리를 어렵사리 구하게 되고 자신들이 함께있으므로 인해 더이상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배규리는 조건만남에 가담하고 있던 소속사 연습생을 빌미로 부모에게 최대한도로 돈을 뜯어내고, 오지수는 해결할 수 없는 무력감에 자수를 하고자 한다. 하지만 조건만남에 참여하고 있던 일진 여학생 '서민희'의 남자친구 '곽기태'가 모든 것을 알게되고, 오지수의 집에 찾아와 칼로 그를 찌른다. 이번엔 배규리에 의해 구출되는 오지수. 

미성년 성추행으로 조사를 진행하던 경찰 '이해경'은 이 사건의 주동자를 잡으려던 중, 오지수와 배규리만 다니는 학교 동아리실에서 조폭들이 심어놓은 추적장치와 돈을 발견하게 된다. 오지수의 집으로 찾아간 이해경은 피투성이가 된 집 내부와 복도를 보게되며 복도에 쓰러져있는 오지수를 카메라 앵글로 바라보며 시즌1은 마무리 된다.

갑분 최민수

놀라운 것은 이 드라마에 최민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퇴역군인으로 추정되는 그는 오지수의 조건만남의 경호실장을 맡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그의 작품이 넷플릭스 하이틴 범죄물이였을줄이야. 10대들 사이에서 낮게 깔리는 그의 목소리와 연기를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서민희와의 관계에서는 마치 레옹과 마틸다같은 느낌까지 풍긴다. 

 

이실장 역의 최민수

 

매력적인 오브젝트

작 중에서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는 오브젝트들이 나온다. 오지수를 대변하는 소라게와 나무늘보, 10대의 허영을 대변하는 스와로브스키 케이스(브랜드는 죄가 없다). 이실장 그 자체인 구식 핸드폰과 아이패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이런 오브젝트들에 작가의 이미지를 투영하는 것이 새롭게만 느껴진다. 러브라인따위는 개나줘버리는 대신 이런 의미들을 넣는 드라마들이 한국에서 더 많이 나오면 좋으려만.

 

관객의 입맛 수준에 맞춰드리는 친절한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또 다른 넷플릭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가 떠올랐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빌어먹을 세상 따위' 또한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이며, 하이틴이며, 청불이며, 불법적인(또는 섹슈얼한) 일을 진행한다는 것. 

이런 드라마들이 왜 인기를 끌고 있을까. 관객들의 입맛,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진 덕분이라 생각한다. 이전에는 가난한 여인과 재벌 2세의 클리세만 해도 충분했겠지만 이제는 비인간(외계인, 괴물 등)과의 사랑을 지나와 혐오의 대상인 좀비, 현존하는 도덕의 가장 큰 안티테제인 불륜, 그리고 청소년 범죄까지 와버렸다. 이제 관객들은 고등학생이 성매매를 알선하는 수준이 되어야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

물론 제작사들이 경쟁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탓에 그 자극성이 점점 올라갔을수도 있다. 하지만 뭐... 그쪽 세계는 내가 잘 알지 모르니 패스.

 

훌륭한 스토리 전개와 연기

한국 영화 = 어디서든 연애 라는 선입견을 갖고있었던 스스로를 또 한 번 반성한다. 이 드라마에는 감탄이 나올 수준으로 연애 플래그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 열정을 주인공과 일진들, 깡패들, 경찰들 사이를 연결하는데 사용한다. 작중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전개들도 있긴 있었다만, 작품의 대전제가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서라면 거의 대부분 납득할만한 수준의 스토리 구성들로 이루어진다. 

연기도 훌륭하다. 99년생, 00년생 등 실제 고등학생에 가까운 배우들이 연기를 했지만 그 연기가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특히 오지수 역의 김동희 배우는 그 찐따미... 찐따미를 거룩하게 살린 배우다. 다른 필모를 본 적이 없어서 천부적인 것인지, 학습된 것인지까지는 잘 모르겠다만 훌륭한 배우로 자라지 않을까 싶다.

 

하이틴 연기 원탑 동호님...

 

재미있다. 시즌 2에 대해서는 확정적이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시즌 2가 나오면 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적어도 시즌 2에서는 일진 무리가 아닌 공권력(경찰과 학교)이 집중될테니 스케일이 조금 더 커지지 않을까. 최민식은 다시 살려줘요....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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