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ager/23 Bali

D-day 발리 비행기 타기 3시간 전

Badack 2023. 3. 20. 03:35

음... 발리를 가게 되었다.

 

말 그대로 '가게 되었다' 라는 표현이 맞다.

다들 해외촬영가는거 아니냐 물어보지만 안타깝게도 여행이다. 그것도 휴양지로의 여행.

 

이 여행은 2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2월 중순

모 아이돌 콘서트 촬영이 끝나고 퇴근하고 있는 도중 La부터 전화가 왔다.

동네 술집에 Lee랑 있으니 놀러오라고. 술 사준다고.

마침 그 날 엄청 피곤하고 퇴근 후 맥주 한잔이 땡기는지라 홀린 듯 집 앞 호프집으로 갔다.

 

Lee는 얼마전에 퇴사한 기념으로 유럽 여행을 하고 왔는데 그 스토리가 매우 흥미딘딘했다.

술도 마셨겠다, 이야기도 재미지다보니 다들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코딩을 하는 La는 본인은 근무지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다며 언제든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셋은 아무 이유 없이 휴양지로 떠나는게 어떻겠느냐, 어떤 쫄보가 설마 안가겠냐 하며 호언장담을 했다.

 

그리곤 놀랍게도 아무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가기 전까진.

 

 

3월 초

당연히 아무이야기도 없었기에 흐지부지 되었겠거니.... 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왔다.

슬슬 준비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내 촬영 날짜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웬만하면 같이 in out을 하고 싶기에 서로 일정을 맞춰보려 했으나

늘 그렇듯, 내 일정은 언제든 바뀌고 언제든 새로 생기고 취소가 된다.

 

나라는 핑계 덕분에 아무도 티켓팅도, 숙소 예약도 하지 못했고 그들은 주구장창 기다렸다.

 

3월 말에 있던 장기프로젝트 촬영이 엎어지자 이제 슬슬 티켓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짜피 10일정도 촬영이 텅 비어버렸으니, 여행 계획을 슬슬 짜볼까 싶기도 했다.

 

La와 Lee는 이미 티켓을 구매했으며

La의 연인도 여행에 동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와는 in out이 달라서 만 하루 겹치는 일정이였다)

 

여행을 한 주 앞두고 티켓팅을 하려니, 매일 매일 티켓값이 4만원, 5만원씩 올라가는 기적을 보았다.

La는 나보다 고작 3일 먼저 티켓팅을 했는데 결국 나와는 2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상황이 되었고

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세자리수 페이 촬영때문에 이렇게 된거니 어쩔수 없다고 위로했다. 

 

3월 19일

3일 동안 10시간도 못잤다. 

최근 편집하고 있는 것도 있고, 빡센 촬영이 연달아 있기도 했다.

덕분에 곧 있으면 타게 되는 새벽 비행기를 밤 새고 ㅋㅋㅋ 가는 전략을 택했다.

군대시절 늘 밤을 새고 휴가를 나왔던지라 이런 여정이 어색하진 않다.

잠을 늦게자기 위해 치킨과 콜라 도핑도 해놓았으니 비행기 타자마자 숙면에 들지 않을까 싶다.

 

여행 경로는 서울-> 쿠알라룸푸르 -> 발리 덴파사르 로 이뤄지며

4시 20분에 버스타러 나가서

7시 45분 에어아시아 비행기로 출발,

쿠알라룸푸르에서 3시간 대기한 후

7시 20분에 덴파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체감상 13시간 (발리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느리다)을 이동에 써야하다보니

이정도 피곤함이 있는건 나쁘지 않...아니 오히려 좋을지도.

 

맥북도 챙겨가니 오랜만에 호주때 기억을 되살려서 매일 밤마다 여행일지를 써보려고 한다.

맛집도, 방문지도 단 하나도 알지 못한 채 가는 여행은 처음인데

어떻게 진행될지 나도 궁금하다.

 

과연 J는 P의 여행을 따라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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