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ager/23 Kuala lumpur, Langkawi

D+6, 7 두리안 시장, 인생 볶음밥, KL 여행 끝

Badack 2023. 7. 31. 15:21

한국에 들어온 후 정신없이 지내다가 이제서야 몰아서 쓰는 KL 여행 마지막 부분들.

 

랑카위에서 KL로 돌아온 후에는 다시 Kang의 집으로 들어왔고

이전에 꼭 해보자던 두리안 통째로 까먹어보기(!!)를 위해 두리안 시장으로 이동했다.

 

SS2에 두리안만 파는 시장이 있더라. 

두리안도 꽤 많은 품종들이 있는데 수없이 많은 품종들을 등급을 매기며 상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떤 품종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신품종이라는 Blackthorn Durian(블랙쓰론 두리안)을 선택했다.

키로당 98링깃(=약 3만원)에 달하는 고급 품종이지만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두리안을 통째로 먹어보겠나 싶어서 도전했다.

 

10년 전 태국에서 먹었던 두리안은 정말 몇 일 동안 냄새가 몸에서 떠나지를 않았는데

직원이 즉석에서 칼로 잘라준 두리안은 고급 품종이여서 그런지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다.

크리미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퓨레? 를 먹는 느낌도 들고 여하간 신기했다.

단 냄새는 아예 안나는것은 아니여서 ㅋㅋㅋ 트림을 할 경우에만 한정해 냄새가 나긴 했다.

 

저녁에는 Kang과 Kang의 여자친구와 넷이서 식사를 했다.

베트남 식당인데 조금 고급스러운 느낌의 식당.

 

Banh Mi Cafe · 1, Jalan Puteri 7/10, Bandar Puteri, 47100 Puchong, Selangor, 말레이시아

★★★★☆ · 카페

www.google.com

Kang에게 알아서 시켜달라 했더니 상이 가득 찰 정도로 음식이 나왔고

개인적으론 저 노란색 음식(녹두가 들어갔는데 이름을 잘 모르겠다)이 진짜 맛있었다.

식감도 특이하고 녹두가 가득이라 고기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고. 이름을 기억해야했는데!

반미와 쌀국수, 스프링롤들은 매우 흡족했다. 역시 나는 동남아쪽 음식이 입에 매우 잘 맞나보다.

 

Kang의 여자친구가 한국 취업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 Kang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했고

특히 K pop을 좋아한다던 이 친구는 2006년 동방신기가 KL에 왔을때 콘서트에 갔다며 ㅋㅋㅋ 뜻밖의 카시오페아 인증을 하면서 SM 덕후인 나와 한참을 이야기했었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 여행 마지막 밤을 또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고

다음날 아침에 시험이 하나 있었던 Kang을 위해 일찍(2시) 잠에 들며

내일 아침에는 동네 산책을 하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자고 Choi와 이야기했다.

 

 

는 그런 아침따윈 없었다.

식욕은 역시나 수면욕에 부셔졌고 꿀잠을 잔 우리는 12시가 되어서야 집을 나올 수 있었다.

 

첫 날 봤던 선웨이 피라미드 안의 딘타이펑을 갔다.

Kang 말로는 KL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다른 것도 아니고 딘타이펑의 볶음밥 이라고 계속 이야기해서

아니 뭐 얼마나 대단한 볶음밥이길래 볶음밥이 그냥 밥이지 하면서 왜 두 접시나 시켰냐고 쿠사리를 먹였다.

 

그렇다. 나는 바보였다.

Kang의 말은 옳았고 그 유명한 딘타이펑의 소룡포보다, 블로거들이 극찬한 다른 음식들 보다도 새우볶음밥은 정말 내 인생 최고의 맛의 볶음밥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쌀 한톨한톨이 계란에 코팅이 되고 꼬쓸꼬슬하면서도 간이 딱 배어있을 수 있을까.

새우는 또 어찌 그리 탱글탱글한지. 

볶음밥 2개를 시켜서 하나에 크게 주려나 했는데 두 접시를 시간차를 두면서 가져다 주기에 의야한 눈빛을 보냈더니

Kang이 하는 말이 '여기는 늘 같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다인분 주문이 들어와도 1인분씩 만든다'고.

이게 장인이고 마스터구나 또 한 번 감탄하면서 볶음밥을 칭송했다.

우리의 중식 맛 기준은 '푸바오' 라는 단위를 썼는데 여기 볶음밥은 무려 2푸바오에 해당했다.

(이전에 먹었던 칠리크랩은 0.1푸바오였다)

 

 

이후 Kang이 본업을 위해 잠깐 사무실에 들어갔고 KL 북쪽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딩가딩가 거리다가 근처에 바쿠 동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Kang이 일하는 동안 바쿠 동굴 - 근처 다른 쇼핑몰을 돌아다니는 계획을 세웠다. 그랩 만세.

 

10년만에 다시 온 바쿠동굴은 역시나 웅장했고 예전과 동일하게 원숭이와 쓰레기들로 가득차있었다.

하필 땡볓이 드는 시간으로 바뀐지라 Choi와 헥헥 거리면서 올라간 후 동굴을 구경하고 다시 내려왔다.

둘 다 크게 힌디 문화에는 관심이 없다보니 그냥 동굴만 구경하고 나온 셈.

예전엔 바로 옆에 Dark Cave도 방문했었는데 이번엔 문이 닫혀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강력했던 경험이여서 Choi에게도 공유해주고 싶었는데 아쉽.

 

쇼핑몰에서는 커리 락사를 한 그릇 시켜먹으면서 현지에서 마지막 망고를 먹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슈퍼에서 망고를 팩에 넣어서 판매하는 것이 있어서 아주 야무지게 배를 채웠다.

 

Kang의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한 후

KFC 에 대항해 미국 치킨을 양분하고 있다는 텍사스 치킨이라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맥도날드, KFC, 길거리 치킨도 먹어봤는데 여기서 먹은 텍사스 치킨이 제일 맛있었다.

아무래도 순환도 빠르고 기름도 금방 갈테니 신선한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곳들은 시즈닝이 과하거나 독특해 맛있게 먹기보단 '엥 이게 뭐지' 하면서 먹었던 기억이...

텍사스 치킨은 근본 치킨과도 같은 맛이었고 무엇보다 내 사랑 그레이비소스를 한가득 줘서 아주 행복쓰.

 

근데 이럴수가. Kang의 차에 캐리어를 넣어두고 몇 시간 돌아다닌 동안 선물용으로 사왔던 초콜릿들이 모두 전멸했다.

나도 Choi도 랑카위에서 초콜릿을 한 가득 사왔는데 ㅋㅋㅋ 대부분이 액체화 되어버려서 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항 면세점 앞에서 그걸 알아챘다는 것?

돈은 두 배로 들었지만 동일하거나 비슷한 제품들을 구매해 선물 돌려막기를 할 수 있었다.

Choi는 특별히 주려는 사람이 있었기에 '형 괜찮아...' 하며 흔들렸던 동공을 잊을 수가 없다 ㅋㅋㅋㅋ

 

 

이렇게 7일간의 KL+랑카위 여행이 끝났다.

대충 경비는 항공권 27만원 / 현지 경비 70만원 정도가 사용되었고 그 비용도 대부분을 먹을 것에 사용한 ㅋㅋㅋ 그야말로 식도락 여행이었다.

Kang의 말레이시아 거주, Choi의 퇴사, 나의 프리렌서 생활이 합쳐진 덕분에 갈 수 있었던 여행이었는데

다음번엔 Kang의 본가가 있는 라오스에서 보자는 이야기를 하며 이번 여행은 끝!

 

예상보다 난 많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먹기만 해도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