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Emperor's Kitchen
드디어 제대로 된 관광을 간다. 쿼카보러 로트네스트를 다녀웠다.
아침을 먹는데 처음 보는 백인얘가 말을 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기는 비트코인을 한다며 ㅋㅋㅋ자신을 레퍼런스로 해서 나도 가입하라고 권유아닌 권유를 한다. 옛 상처를 떠올리며 이제는 텅 비어있는 내 가상지갑을 보여준 후 찝찝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혹시나 싶어 30분 일찍 도착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으나 38도까지 올라간 날에 안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숙소에 있고싶진 않아 조금이라도 빨리 버스를 타고 싶었다. 침대에 누워있으면 땀이 날 정도였으니.
B shed 에서 출발한 배는 다른 선착장에서 잠깐 머물더니 20분정도만에 로트네스트에 도착했다. 직선거리로 약 11km라는데 섬에서 건너편 육지가 보인다. 확실히 가시거리가 짱짱한 날씨다. 그래도 섬이여서 그럴까, 시티에선 숨이 턱턱 막혔는데 여기는 공기가 가뿐하다. 바람도 시원하고.
나에게 주여진 시간은 12시 30분부터 3시 30분 페리를 타기 전까지 딱 3시간이 주여졌다. 혹시나 쿼카를 만나지 못하면 어떡하나 싶어 페리에서 내리자마자 자전거 대여소로 갔다. 그리곤 내 고민이 시작되었다.
12시부터 오후 대여 할인이 시작된다고 알고있어서 12시 반 도착 티켓을 끊은 것이였는데. 오후 1시 이후부터 할인이 된다고 한다. 어떻게 일찍 안되겠냐 물어보니 직원이 나가서 맥주 한잔 마시고 오면 되지 않냐고 되리어 물어본다. 할인없이 30불을 내고 지금 자전거를 탈지, 30분을 기다리고 15불을 아낄지 고민하다가 시간을 돈으로 사는 만행을 저질렀다. 뭐 어때. 즐길때는 내야지.
그래서 쭉 자전거를 탔다. 수영복을 가져왔지만 쿼카님을 뵙기 전까지는 꺼내지도 않을꺼라고. (하지만 쿼카 본 이후에도 수영복은 꺼내지 않았다. 수영은 다른데서도 할 수 있으니깐.)
오기 전까지는 로트네스트=쿼카 동물원 같은 느낌으로 왔지만, 자전거를 좀 타다보니 여기에서의 메인은 쿼카가 아니라 이 광활한 섬을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에서도, 인천-부산 종주에서도 자전거를 타보았지만 여기만한 즐거움을 느낀적이 없었다. 자전거 타는 사람으로써 정말 너무너무 즐거운 라이딩.
그렇다고 쿼카를 안 본것은 아니다. 도리어 쿼카가 생각보다 많아서 ㅋㅋㅋㅋㅋ 나중에는 그냥 지나치기도 했다. 너무 더워서 자는 쿼카, 사람을 무서워하는 쿼카, 좋다고 앵기는 쿼카 등등 개채마다 쿼바쿼의 모습을 보인다.
근데 생각보다 그렇게 빵싯 웃지는 않는다. 쿼카 셀피사진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찍었을지 가늠이 안된다. 나도 저 사진 찍으려고 10분은 무릎꿇고있었던거 같은데....
귀여움을 만끽하고 귀여움이,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진을 열심히 보냈다. 이후에는 한인교회 청년부 회식을 참가했다. 청년부 현 회장이 호주를 떠나게 되어 farewell을 한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리밍 지역에 있는 Emperor's Kitchen이라는 중식집을 다녀왔다. 무려 황제 주방! 이름도 모르겠는 요리들을 여러개 시켜서 18명이서 맛있게 나눠먹고 왔다.
이상하게 여기 퍼스와서 제대로 된 식사를 먹는건 다 교회사람들이랑 함께하는 것 같다. 비빔밥이니, 중식당이니. 모르는 사람에게 웃으면서 인사해주고, 밥 같이먹자고 초대해주는 참 감사한분들.
근데 이 떠나신다는 회장형님, 나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신다. 목금토 열리는 KOSTA에 참가하는것이 어떻겠느냐, 기타칠줄 아냐.... 살짝 부담스럽긴 한데 마음 써주시는 것이 참 감사하다. 나랑은 정말 1도 연관성이 없는 사람인데도 신경써준단것 자체가 존경이 느껴질리만큼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다음주 화요일날 출국하신다는데, 그전에 기회가 된다면 커피라도 한잔 하면 좋겠다. (사실 오늘 로트네스트에 있을 때 커피 한 잔 하자고 먼저 연락주셨다. 여러모로 참 감사한 분)
KOSTA 관련해서 고민이 아에 안되는건 아니다. 다만 내가 그런 집회에 참가한 것보다 사역으로 뛴 것이 많았고, 근 5년...? 은 관심도 안가졌었기에 새로운 시작이 부담스러울 뿐. 일단 목요일 차량 픽업을 할 때까지는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