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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r/23 Bali

D+1 고난의 비행, 유심 오류, 덤탱이 그랩 드라이버

한 숨도 자지 않고 출발을 했기에 여행가는 여정이 크게 두렵지 않았다.

어떻게든 비행기에 타기만 하면 바로 자버리겠다는 큰 포부를 품고.

 

에어아시아 창구는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았으나 그 인파는 위탁수하물을 위한 줄이였다.

나는 웹체크인을 미리 해놓았고, 공항에서 종이 보딩패스만 받는 경우가 있다고 들어서 비즈니스 창구로 가서 바로 발권을 진행했다.

이른 새벽이라 검문 창구도 많이 열려있진 않았지만 애초에 사람들 자체가 적어서 금방금방 들어갔다. 

비행기 출발 2시간전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약 30분 만에 모든 과정을 다 끝낸듯.

덕분에 출발 전부터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때웠다. 곧 꿀잠을 자겠거니.

 

 

하지만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리질 않는다.

내 앞자리에는 아이 둘을 대리고 온 부모가 있었는데 한 아이는 2살정도, 나머지 아이는 5개월정도? 

비행기를 타는 7시간동안 몇 번의 기회를 빼면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열심히 울어서... 노이즈캔슬링을 뚫고 들어오는 청량에 감탄 또 감탄.

에어아시아는 아무것도 제공해주지 않던 기억이 있어 집에서 쓰던 안대를 따로 챙겨갔는데 이게 신의 한수가 될 줄이야.

안대마저 없었으면 말레이시아까지 기절해서 왔을 것 같다.

 

그렇게 비행기는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시간에 KL에 도착했다.

(기장이 자신은 최선을 다했기에 늦은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데 ㅋㅋㅋ 여기도 책임소재 논란이 있는건가 싶었다)

예전 호주를 갔을 때 KL에서 먹은 나시르막이 정말 맛있어서 다시 그 푸드코트를 가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공사중.

바로 옆에 있는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고 친구들이 부탁한 조니워커 그린을 면세점에서 샀다. (인천 면세점 대비 2만원정도 더 쌌다)

말레이시아에서 살고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주접을 떨고 다시 발리행 비행기를 탔다.

 

부모 교육의 소중함을 느낀 비행이였다.

비행기는 3-3 좌석으로 이뤄진 소형 기체였는데 유일한 그 복도를 쌍둥이 아이들이 점령했다.

네 시간의 비행중 두시간 정도는 그 친구들이 복도를 열심히 뛰어다니며 (의도치 않았겠지만) 사람들을 툭툭 치고다녔는데

안타깝게도 이번 비행의 내 자리는 복도 자리.

역시나 깊은 잠은 글렀다.

 

 

 

노노그램을 하며 겨우겨우 비행 시간을 때우고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했다.

의외로 입국절차는 단순했으며 준비한 e-VOA만 검사했을 뿐 다른 서류(백신증명 등)은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KKDAY에서 예약한 공항 유심 픽업을 찾아서 유심을 전달받았는데...

이번에는 핸드폰이 유심을 인식하질 못한다.

분명 KT 유심이 껴있을때는 로밍도 제대로 되었는데. 현지 유심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담당자와 한시간정도 공항 구석에서 쭈구려앉아서 문제해결을 해보려했다.

현장 담당자도 따로 지식이 있는게 아니고 현장에서 전달만 해주는 역할이다보니, 본사에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내 핸드폰 옵션을 이것저것 만지고 했다.

공항은 매우 덥고 습했는데 그 곳에서 한시간을 있다보니 몸 전체가 땀 덩어리가 되었고

하필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로 가고싶다는 생각으로 몸뚱아리만한 백팩을 매고 와서 ㅋㅋㅋ 온몸에 워터파크를 개장해버렸다.

 

폰을 껐다 키길 반복하다보니 유심이 되었고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택시를 잡기 위해 앱을 켰다.

헌데 믿고 있었던 Gojek이라는 어플은 카드 등록이 계속 안되었고 (현지에서 잡으면 바로 된다고 해서 믿고 왔다)

그랩은 내 핸드폰 번호가 필요한데 유심 번호를 가방 어딘가에 처박아놔서 그걸 찾으려 할 때...!

택시 호객꾼이 와서 '내가 그랩 비용이랑 동일하게 가줄게' 하며 유혹을 했다.

 

그러면 안됐었는데... 땀덩어리이고 살짝 멘탈이 나가있던 나로써는 혹해버렸고

그 아저씨가 찍어서 보여준 그랩 가격을 보고 ㅇㅋ를 외쳤다.

그리곤 숙소에 도착했는데... 알고보니 숙소까지 가격은 약 9000원정도 나오는 거리였고

이 아저씨는 장난질을 쳐서 그랩 가격을 3만원까지 뻥튀기 한 것.

이미 돈은 줘버렸고, 나는 오늘의 특별 술안주 호구가 되었다.

 

발리 숙소. 독채를 빌렸다

친구들이 배달시켜준 음식을 먹으면서 아쉬운 순간들을 복기했고

숙소에 있는 풀장에서 술을 마시면서!! 내 기준 유흥과 향락의 끝판왕을 즐기다 잠들었다.

이래서 풀파티를 가는구나... 라며 인싸를 부러워하는 순간들을 느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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