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oyager/23 Kuala lumpur, Langkawi

D+5 맛집만 가면 된다 맛집만

알람을 안키고 잤던 나와 Choi는 12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오늘 뭐 할지에 대해서 정해놓은 것은 없었지만 둘의 확실한 의견은 '낮 시간에는 돌아다니지 않는다' 였다.

랑카위의 특성상 낮에 시원한 공간은 쇼핑몰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쇼핑몰들이 규모가 그렇게 크지않고(대충 30분이면 모든 가게를 다 돌 수 있다) 시원하지 않은 곳들도 많기에 굳이 낮에 밖에 있기보단 시원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단 세운 계획은 점심을 맛있는 곳 가서 먹기 + 그 근처의 로컬 샵들을 찾아서 기념품이 될만한 것들,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사보기로 했다.

 

여러 곳을 찾다가 이런 유튜브를 봤다.

커리국수라니. 이름만 들어도 너무 신기하고 맛있을 것 같아서 Choi와 대동단결 해 바로 그랩을 불러서 가보았다.

하지만 어연일인지 문은 닫혀있었고 그랩 기사님도 'Oh, It's closed!' 하며 같이 안타까워 해주셨다.

커뮤니케이션이 될 법한 기사님이었다고 판단, 바로 근처에 밥 먹을 곳이 있냐 물어보았고 바로 옆 블록에 있는 중식당을 추천해주셨다. 

팁을 좀 드리며 거기까지 이동해달라고 부탁드렸고 친절하게도 가게 바로 앞에서 내려주셨다.

 

도착한 곳은 Teo Seafood Restaurant라는 곳. 

 

Teo Seafood Restaurant · No. 30, Pulau Langkawi MY, Pusat Dagangan Kelana Mas, 07000 Kuah, Kedah, 말레이시아

★★★★☆ · 해산물 요리 전문식당

www.google.com

동네가 떠나가라 중국어만 들리며 시장바닥같은 가게 분위기, 낡아서 당장이라도 부셔질것 같은 메뉴판을 보고 여기가 찐인가? 대박이다! 생각했... 지만 하나 둘 씩 나사가 풀린 것이 보였다.

일단 주문을 받는데까지 20분 정도가 걸렸다. 다른 사람들이 다들 테이블에 앉아서 주문하니 당연히 우리도 앉아서 기다렸는데 자꾸 우리보다 늦게 온 중국인 팀들이 계산대로 가서 직접 주문을 넣었다. 

항의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기다리면 조만간 오겠지... 했는데 20분이나 걸릴줄이야.

어렵사리 주문을 했는데 우리가 먹으려던 밥과 면 메뉴는 불가능하다고 하여 watercress with pork rib soup(냉이+갈비스프)와 ginger & onion spring chicken? 뭐 그런걸 시키고 메인 메뉴로 블랙페퍼크랩을 주문했다.

 

역시나 주문한 메뉴가 나오는데는 30분이 넘게 걸렸고

음식은 전반적으로 쏘쏘. 막 맛있다! 까진 아니고 그냥 먹을만하네? 수준이었다.

 

한가지 통수 맞은 점은 다른 음식들은 다 합쳐서 50링깃(=1.5만원) 정도 나왔는데 후추게 이녀석 혼자서 150링깃(=4.5만원)을 찍었다. 어쩐지 메뉴판에 혼자서만 가격이 안써있더니만... 당했다 당했어.

신기한건 게살이 등딱지에서 엄청 안떼어진다는 것이었다. 이정도로 익혔으면 슥삭 떼어질법도 한데 품종이 다른건지 요리법에 따라 그런건진 몰라도 오질나게 게살 발라먹기가 힘들었다! 덕분에 양손, 입 주변에 아주 지저분하게 먹었다는 후문이...

 

식사 후에는 1시간 가량 동네를 돌면서 면세점, 식료품점, 다이소 같은 곳을 뒤져보았지만 역시나 초콜릿과 술만 있을 뿐, 관광객이 사갈만한 물품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서 체력 보충이라는 명목하에 낮잠을 즐기고 7시쯤 다시 페낭 비치쪽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좀 맛있는걸 먹어보자! 하고 사전조사한 몇개의 식당들과 직접 가서 냄새로 감별할 수 있는 맛집들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Choi가 현지 야시장 느낌을 워낙 좋아하고 나 또한 좋아하다보니 푸드 트럭들이 몰리는 곳을 찾아가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서 랑카위 제1의 맛집을 찾아내었다.

 

 

BAKSO CENANGS LANGKAWI · feeder 3, Jalan Pantai Chenang, Kampung Lubok Buaya, 07000 Langkawi, Kedah, 말레이시아

★★★★★ · 음식점

www.google.com

박소 라고 로컬에서 먹는 소시지를 이용한 국수 요리인데 한번쯤 먹어보자! 했던 음식이여서 주문했다.

근데 이 국수 진짜 요물이다.

돼지고기 소시지를 넣었다보니 국물 또한 육수내음 가득하고 (비리지거나 냄새가 나지는 않다)

면 또한 육수가 잘 배어있고 숙주와 유부, 말린 마늘이 토핑으로 들어가고 향채는 최소화 된 맛이다보니 진짜 맛이 없을 수 가 없었다.

면은 선택이 가능했는데 egg noodle보다는 flat noodle이 훨씬 면을 먹는 맛이 훌륭했다.

약간 간이 짰지만 테이블에 있는 삼발소스(직원이 아주 맵다고 말했지만 K-매움에는 신라면 이하였다)를 넣어먹으니 간마저 딱 맞는다.

Choi와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흡입하였고 당연히 맥주와 차를 순삭, 왜 우리가 이제서야 이 곳을 발견했냐며 너무나도 아쉬워했었다.

 

열려버린 땀샘을 어떻게든 틀어막기 위해 바로 옆 푸드트럭에서 파는 생과일쥬스를 사먹었고 (개당 5링깃, 1500원)

역시나 수박은 성공, 망고는 쏘쏘했다. 생각보다 망고는 크리미해서 생과일쥬스로 먹기가 쉽진 않은듯?

 

체낭 비치쪽은 아무래도 관광객이 많으니까 혹시나 싶어 30분 정도 걸으면서 기념품들을 살만한 것이 있나 더 찾아보았다.

허나 쿠아와 다를 바 없이 현지인, 중국인 취향에 맞춰져있는 옷과 상품들만 꾸준히 나열되어었었다.₩

나중에 본업할 때 사용할 정글모 하나를 20링깃(=6천원)에 구매한 것 이외에는 물건을 사지 않았다.

 

이후 체낭비치에 와서 불쇼 하는걸 구경했다.

여기는 옆에서도 구경할 수 있고 빈백에 누워서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호객하는 친구가 '오빠오빠' 하면서 (물론 남자다) 우리에게 메뉴판을 들이밀었고 나름 걸어다니느라 피곤했던 우리는 ㅇㅋ 하면서 들어갔다.

메뉴판에 목테일(알코올이 없는 칵테일)만 있길래 왜 칵테일은 안파냐 나는 알코올이 필요하다! 라고 주정뱅이로서의 소임을 다해보았지만 자신들은 칵테일의 경우 늦은 시간에만 판다고 이야기했다. 중간에 무슬림 기도시간을 위해 공연을 중단하는걸 보니 그 이후에 칵테일을 판매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렇게 랑카위의 마지막 밤이 끝났다.

너무 좋았던 기억들도, 아쉬웠던 기억들도 있지만 확실한건 재미있게 잘 쉬고 즐겼다는 것.

Choi와 첫 해외여행인데 의사소통에 있어서 서로 굉장히 잘 맞았다는 것. (특히 먹는것 관련)

그리고 돌아갈 곳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KL로 돌아간 후에도, 서울로 돌아간 후에도 랑카위에서의 시간들이 종종 수면 위로 올라올 것 같아서 벌써 기분이 좋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