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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sweet home/movie, drama

넷플릭스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시즌1: 야한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괜찮은 드라마였다

작년에 핫했던 오티스의 비밀상담소를 이제서야 보았다. 프롤로그도 그렇고, 제목도 Sex Education이여서 영미문화권 10대들의 성적인 컨텐츠를 풀지 않을까 싶어서 음흉한 기대 반, 컬트적인 기대 반을 가지고 드라마를 보았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감히 그런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드라마를 보다니, 이것도 내 편견이었습니다.

 

말 그대로다. 성적인 컨텐츠로 이루어져있다만,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그것은 외형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드라마가 다루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말못할 아픔들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가' 이다. 단지 그것을 10대들의 섹스라는 컨텐츠로 집중유도를 시켰을 뿐이고.

 

주인공 삼인방

회차를 거듭해서 보다보면 우리가 마주치게되는 캐릭터들의 고민이 섹스 문제에서 개인의 상처와 아픔 문제까지 점차 깊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인공 삼인방이 가지고 있는 고민만 봐도 이 드라마가 어떤 내용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그로인한 자존감 저하, 부모 관계에서 비롯된 성기능 마비, 불우한 가정환경과 몇 년째 지속되는 따돌림. 

 

이 드라마의 각본가가 하고싶은 말이 가장 함축된 장면이 있다. 

7화에서 에릭이 가족들과 함께 교회를 가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 목사님은 이렇게 말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네 이웃을 너 자신같이 사랑하라'
너 자신!
우리 자신요!
사랑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남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전에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 이 드라마는 섹스도, 대인관계도, 부모자식관계도, 연인관계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끊임없이 격려한다. 자신에 대한 신뢰 없이 그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살고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10대들로 빗대서 이야기한다.

 

 

성소수자가 커밍아웃하는데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 낙태를 결심한 고등학생에게 어떤 현실이 닥치는지 등, 내가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그나마 쉽게 전달해주는 모습도 보인다. LGBT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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