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라는 라노벨스러운 이름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이름에서 풍기는 궁굼증 유도는 영문 이름인 Don't fuck with Cats에서 더 커져갔다. 넷플릭스로 맨날 다큐멘터리만 보는 지인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취향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해보았다.
다큐는 고양이 학대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압축팩에 넣은 후 진공청소기로 죽이는 장면을 본 대중들은 분노한다. 그 중 업로더에게 현실의 무서움을 알려줘야한다며 페이스북 그룹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그 영상을 수백번 돌려보며 업로더가 어디에 살고있는지, 누구인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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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추적 끝에 찾아낸 범인은 '루카 매그노타'라는 캐나다 남자. 그는 고양이 학대영상을 더 올리며 페이스북 사람들을 도발하며 자신을 찾아보라고 약올리기까지 한다. 결국 그의 학대는 고양이에서 사람으로 옮겨지게 되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 후 토막내어 유기한다. 이 토막난 시신의 손과 발은 캐나다 정당에게 소포로 보내짐과 함께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은 너드들에 의해 추적되고, 그들은 경고까지 했지만 캐나다 경찰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담당자가 휴가중이였다고 한다) 너드들은 자신들이 루카를 자극해서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준게 아닌가 싶어 멘탈이 나가기 시작하고, 루카는 인터폴에게까지 수배가 내려진다. 경찰들은 결국 프랑스에서 루카를 잡게 된다.
영화의 내용과 유사하게 킹무위키에 작성되어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 번 보는것도 좋다.
분명 1화를 볼때까지만 해도 '저 고양이 학대범이 어떻게 혼쭐이 날까', '어떤 사람이 고양이를 학대하는걸까' 정도의 궁굼증만 가졌었는데 어느 순간 범죄의 추적으로 바뀌어있는 다큐멘터리. 내가 기대하고 본 내용은 아니였지만 과연 이 끝이 어떻게 끝날지 궁굼해서 끝까지 다 보았다.
너드들의 추적이 공권력으로 넘어가는 때에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초반에는 맹목적으로 달려들어서 단서를 찾아내고, 맞다는 (직감적) 확신이 들면 마녀사냥에 가까운 테러를 가하는 그들의 모습은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우리가 괴물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후회로 변한다. 그럼과 동시에 부제인 Hunting an Internet Killer는 범인을 뜻하는 것 뿐만 아니라 너드들의 모습도 포함되는 중의적인 의미로 느껴진다. 과연 누가 Internet Killer인가를 물어보는 제작진은 3화 맨 마지막에 너드 보스의 인터뷰로 이 다큐멘터리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당신
이 빌어먹을 다큐멘터리를 보고있는 당신
당신은 공범인가요?
어쩌면 우린 기계를 꺼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하는 것 조차 범인의 관종력을 채워주는 것이 아닌가 고민했다는 너드들. 지금 그들의 모습은 이전의 확신은 전혀 없이 자책에 빠져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p.s. 범인의 어머니 인터뷰가 종종 나온다. 김혜자 선생님의 마더가 생각나는건 당연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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