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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시즌3 : 긴 호흡의 타임슬립 드라마 (결말 스포일러)

6월 27일, 다크 시즌 3가 넷플릭스에서 오픈되었다. 감사하게도 27일 오후에 다크라는 드라마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마침 시즌 3로 완결된다고 하길래 27일, 28일 양일동안 시즌 3를 모두 다 보았다. 

 

다크는 타임슬립을 테마로 한 독일의 드라마다. 독일 시골마을에서 사람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33년을 주기로 반복되고 그 것에 대한 해답을 찾기위한 마을 주민들의 행동을 3시즌, 26개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내고있다.

 

스티븐 킹 원작의 '그것'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것'과 비슷하다. 드라마 전반적인 꾸리꾸리한 분위기와 사건을 해결하는 주체가 청소년들이라는 점 등 시즌 1을 보다보면 어디서 많이 본 구성인데 싶다. 다만 어디까지나 이 드라마는 호러나 스릴러가 아닌 미스테리 드라마이다. 무서운 장면이나 깜짝 놀라는 장면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다보니 나같은 쫄보들도 새벽에 혼자 볼 수 있었다. 

 

스토리 정리 

시즌 1을 보면서는 머리를 싸매면서 봤다. 흥미로운 소재이다만 세 개의 시간대를 오가며 진행되는 드라마의 특징때문에 1개의 캐릭터일지라도 세 명의 배우들이 나온다. 등장하는 캐릭터도 보통 많은 것이 아닌데다가 서양인 얼굴을 잘 구분못하는 나로써는 극 중 이름이 나오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나기에 꾸역꾸역 보았다. 개인적으로 미켈의 반전이 돋보였던 시즌.

 

Dark Family Tree 라고 검색하면 꽤나 많은 콘텐츠들이 나온다

시즌 2쯤 되니깐 전체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 개의 시간대가 대략적으로 연결이 되고 나름의 개연성들이 부여되기 시작한다. 이제 빨리 남은 떡밥들을 풀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5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처음보는 스타일의 마르타가 갑자기 등판하면서 '어느 시간대가 아니라 어떤 세상에서 왔는지' 라는 평행세계를 암시하는 멘트를 던진다. 엘리자베스의 정체, 헬게의 역할 등 거대 떡밥들이 많이 풀렸다만 마지막 5분의 임펙트가 너무 강해서 시즌 3를 안볼 수 가 없게 되었다.

 

시즌 3 내용 요약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클릭)

요나스(아담)와 클라우디아 둘만이 모든 시간대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시즌1과 시즌2. 사실 클라우디아는 자신의 딸 레기나를 살리기위해 시간대를 돌아다니며 개고생 아닌 개고생을 하는 것이였으며, 시간대와 관련된 인물은 클라우디아가 아닌 마르타였다. 요나스와 마르타는 아담과 이브(에바로 표시된다)의 역할로써 모든 시공간의 출발이자 끝이라고 생각했다만 사실 그들은 그냥 꼬여있는 시공간의 피해자였다. 요나스와 마르타는 어린 자신, 중년의 자신, 노년의 자신과 함께 이 루프를 끊어버리려고 노력하지만....어떻게 해도 아포칼립스는 막을 수 없었다. 

 

여기서 뜬금없이 만악의 근원이 나온다. 그냥 지나가는 인물 1쯤으로 생각하고 있던 시계공 H.G. 탄하우스로부터 이 드라마의 설정은 시작된다. '근원의 세상'의 탄하우스는 사고로 죽은 아들내외와 손녀딸을 다시 살리고자 타임머신을 만들어낸다. 타임머신을 작동시킴으로써 동일하지만 다른 요나스의 세상과 마르타의 세상이 만들어진다. 사실 우리가 시즌 1,2,3 내내 보고있던 요나스의 세상과 마르타의 세상은 근원의 세상이 뒤틀려서 만들어진 레플리카에 불과했던 것. 레플리카속 요나스와 마르타가 목숨을 걸면서 평생을 애썼지만 그들은 근원의 세상이라는 것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으며 그 것은 클라우디아를 통해 정리된다.

 

근원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마르타와 요나스

레지나는 양쪽의 세계에서 무엇을 해도 죽게 되지만 Origin의 공간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단 것을 깨닫는 클라우디아. 모든 시간의 반복으로부터 유일하게 벗어나있는 존재가 레기나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 클라우디아는 모든것의 시작이 '근원의 세상'의 탄하우스라는 것을 알게되고 아담을 설득해 요나스와 마르타를 근원의 세상으로 보낸다. 둘은 탄하우스 아들내외의 죽음을 막게 되고 탄하우스는 타임머신을 발명하지 않게 되며 결국 여러 시공간에 흩어져있던 근원의 세상 이외의 요나스와 마르타들은 존재가 사라지게 된다.

 

트리케트라로 보여주는 떡밥과 반전

처음에는 캐릭터 자체를 몇 년도의 요나스 처럼 인식했지만 후반부가 될수록 방금 죽은 요나스가 몇 년도의 요나스인지, 지금 튀어나온 중년 요나스는 몇 년에서 온 것인지 같은 질문들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독자 입장에서 요나스는 요나스일 뿐이고 수많은 마르타들도 그냥 마르타일 뿐이다. 

 

인간의 사고는 이분법적이지

흑과 백

빛과 그림자

너의 세상과 에바의 세상

 

모든것을 꿰뚫어보시는 갓갓 클라우디아님께서는 시즌 내내 저 말씀을 요나스에게 말한다. 그리고 뒤에 붙이는 촌철살인 멘트.

 

하지만 그건 틀렸어

모든 건 3차원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지

 

작중 등장하는 트리케트라 (Triquetra) / 트리케타의 진실을 알게된 아담 / 트리케타의 원래 모습

시즌 1부터 꾸준히 우리가 보고있었던 심볼은 트리케트라/트리케타라고 불린다. 드라마에서는 그저 33년을 주기로 한 세 시간대를 이어주는 상징으로만 받아들어졌다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트리케트라의 모습을 다시한번 살펴보자. 2차원으로만 보고 있던 평면의 트리케트라는 의미가 없다. 3차원이 결합되었을때야말로 진정한 의미가 생기는 심볼이다.

 

3차원의 존재인 우리는 4차원의 개념인 시간을 인식할 수 없다. 낮은 차원의 존재가 한 차원 높은 존재를 이해할 수 없듯, 요나스와 마르타 역시 자신들의 차원만이 진리이자 전부라고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의 역할을 맡은 클라우디아가 아니였다면, 근원의 세계(상위 차원의 개념)를 알지도 못했을 것이며 아포칼립스는 그냥 반복되었을 뿐이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자살을 하려 했지만 총알이 나가지 않는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벽에 총을 쏘니 총알이 나간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주여진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자살을 하고싶어도 미래의 내가 살아있기에 죽을 수 없는 운명, 죽고싶지 않아도 미래의 나는 죽어있어야 하기에 의지와 상관없이 죽는 운명 등. 시간이라는 하나의 차원은 그냥 펼쳐져만 있고 나는 수많은 시간의 직선 중 '현재'라는 단일 시간대에서만 존재하고 있는 3차원적 존재가 아닌가?

 

맞는 말이다. 시간은 이미 나열되어있고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는게 맞다. 다만 해석의 여지는 있다.

 

SE03EP07 인트로

에피소드 7 '시간의 틈'은 뜬금없게도 슈뢰딩거 방정식을 설명하는 쇼 프로그램으로 시작된다.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으면서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개념을 설명해준다. 드라마에서는 같지만 다른 요나스의 세계와 마르타의 세계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걸 우리의 삶으로 가져와보자. 시간이라는 축은 직선으로 뻗어져있다. 그 선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나열되어있으며 그 안에 우리 모습이 연속적으로 나열되어있다.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써 내 행동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것에 따른 미래가 있을 터. 그런데 이 시간이라는 4차원적 개념도 1-Dimention이 아니라면? 슈뢰딩거 방정식처럼 현상은 하나지만 시간의 축은 여러 개가 동시에 존재한다면? 그렇다면 시간의 차원은 무수히 있으며 그 중 내가 선택한 시간의 차원으로 내가 살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수없이 많은 시간의 차원이 이미 배정되어있지만 놀랍게도 우리는 그 차원을 인식할 수 는 없지만 선택할 수는 있는 것이다! 즉 운명을 알 수는 없지만 선택할 수는 있다는 것!

 

 '시간이라는 환상!' (유튜브 1분 과학)

 

 

요즘 미디어에는 타임루프물은 넘치고도 넘친다. 백투더퓨처부터 인터스텔라, 엑스맨 등 넘치고도 넘치지만 역시 이 드라마를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트라이앵글 뿐이다. 시즌을 3개나 진행했음에도 깔끔한 결말과 군더더기 없는 떡밥 회수, 루프물의 특성을 잘 살린 초반 진행등이 인상적이였다. 다만 시즌을 쉬면서 봤으면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시간대별 캐릭터들 때문에 정리가 어려울 수도.

 

누군가 타임루프물을 물어본다면 고개를 들어 다크와 트라이앵글을 보게하라... 

 

 

p.s 왜 19금으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배드씬이 나오지만 굳이? 싶다. 그렇다고 고어하거나 잔혹적인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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