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는 12시간씩 4일을 일했다. 그것도 모조리 나이트 쉬프트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이트 쉬프트는 1.2배를 더 받는다고 한다. 저번 페이슬립을 받은걸 참고했을 땐 1176불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수요일, 어김없이 내 사랑 페이슬립이 도착했다. 아마 매주 수요일에 보내주는 듯 하다.
눈이 가장 먼저가는 Total Net! 저번 주의 노동으로 나는 1318불, 약 105만원을 벌었다! super를 받을 것까지 생각한다면 10만원이 플러스! 나흘동안 밤근무를 하느라 몸이고 멘탈이고 많이 흔들렸는데 돈으로 보상받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한국에서도 칭송하던 돈님을 이렇게 영접할줄이야.
정신차리고 다시 페이슬립을 보았다. 일단 pay item 항목이 나누어진 것이 볼만하다. 호주 노동법상 정규 노동시간은 38시간으로 제한되어있다. 이에 따라 지난 주의 노동중 38시간은 Night Shift라는 이름으로 정산되어있다. 물론 나이트 쉬프트니 시급이 1.3배 뻥튀기 되어있다. 그 이후 시간들은 데이, 나이트 쉬프트를 가리지 않는다. 첫 3시간, 39~41시간은 기본 급여 기준 1.5배를 정산받으며 42시간부터는 무조건 2배로 정산된다.
이말인 즉슨, +a에 있어선 어짜피 누적시간으로 찍어누르는 것이니 비록 메인 공장이 아닐지라도 이 에이전시에서 다른 곳 땜빵 기회를 준다면 놓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절대 다음 주 월요일 음식공장 쉬프트를 놓쳐서 억울해하는것은 아니다.
오랜만에 밋업을 다시 나갔다. 그동안 가고 싶었지만 일이 겹쳐서 나가지 못했던 밋업. 나갈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래도 나가서 말이라도 한마디 더 해야 좋겠거니 싶어 나갔다. 저번 주에 다녀온 대만친구 판의 말로는 30명정도가 왔다던데 오늘은 반도 안온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그닥 유쾌하지 않았다. 처음에 나랑 같이 들어온 남아공 친구랑 둘이서 말할 때는 참 즐거웠는데, 40대 호주 아재가 끼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전 부인이 한국인이였다며 한국 예찬론을 설법하는 그 덕분에 화제는 한국문화와 한국어로 옮겨져갔고 '한국애들은 개고기먹잖앜ㅋㅋ'하면서 놀리는 친구가 등판, 그리고 아재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는 한국분이 등판하는 탓에 대화는 반은 한국어 클래스로, 반은 한국 까는것으로 진행되었다. 내가 저번에 경험했던 밋업은 참으로 좋았는데 오늘은 뭔가 찝찝쓰러운 느낌.
이탈리안 여자에게 찝쩍거리는 호주인 아재를 보는 것도 불쾌했고, 바로 옆에 중국인이 있는데 중국을 까는 사람도 불쾌했다. 혼돈 그 자체.... 판이랑 같이 가지 않는 한, 당분간은 가지 않을 것 같다.
뜬금없이 메일로 한국 전 직장에서 원천징수 영수증을 보내왔다. 그러고보니 작년 이맘때는 연말정산으로 우리 팀을 불러다가 회의실에서 정산하고 그랬는데 그게 벌써 1년이나 되었구나싶다. 근데 다섯달 동안 노예처럼 일하면서 천만원도 못받았구나 싶어 다시 한번 탈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천만원이면 12,000달러인데 단순계산으로 10주, 두 달 반만 일하면 저만큼 버는구나, 딱 한국보다 두 배 벌고있구나 싶다. 같이 일하는 필리핀 아재가 고향에 비해 6배 받는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지만 그래도 돈 버는 것에 만족하면서 살아보자.
말나온김에. 오늘 가게부를 정리하는데 생각보다 이번 주 지출이 많았다. 다이어트 식단도 진행하면서 좀 더 식비를 줄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외식할 일이 점점 많아질 것 같은데 좀 더 조심해야할 것 같다. 돈 벌었다고 방심하면 훅 나갈듯.
그런 기념으로 워홀 목표를 새로 추가했다.
1. 워홀 전체 임금의 10%를 기부하자.
워홀에서 얼마를 벌지는 잘 모르겠다만, 여기서 번 돈의 10%는 기부해보려고 한다. 나중에 목돈으로 기부할지, 달마다 기부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좀 생각이 필요한 부분이니 방법론 고민은 천천히 해보는걸로.
2.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보자.
회사 유튜브 채널을 관리했었기에 이게 얼마나 어려운진 충분히 알고있다. 근데 요즘 영어공부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어 배우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고 하던데, 그들을 위한 한국어 강의가 충분할까? 그래서 몇 가지 조사를 이미 마쳤으며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안정성을 위해서라면 비축분 몇 개를 만들고 오픈했어야 하지만 뭐 어짜피 해보고싶어서 하는거니 그냥 오픈했다. 잘 되길 바라기보단 한 명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3. 욕을 하지 말자. 영어로도!
공장에 있으면 입이 거친 사람들이 많다. 쉬지않고 '뿩!!' 거리는 킴아저씨라던가 등등. 근데 이들이랑 계속 같이 지내서일까,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나도 똑같이 뿩뿩 거리고 있더라. 한국에서도 욕하는걸 최대한 자제했는데 굳이 영어로까지 욕을 하고싶진 않다. 좀더 말조심을 해보자. Watch my lips!
4. 자료를 남기자
동생들, 제자들을 위해 자료를 남겨보자. 호주 물가는 실제로 얼마인지, 어떤 밥을 먹는지, 어떤식으로 공장을 가는지 등등. 지금 이 생활의 기억들이 앞으로 얼마후까지 생생할지 모르니 지금 살면서 기록해놓는것이 가장 좋을듯 싶다. 영수증도 하나씩 모아보고, 사진도 많이 찍고, 정리도 제때제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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