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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r/19 Working Holiday in Perth, Australia

[D+9] 코테슬로비치, 시티 산책, 일자리?

우연히 공항에서 만나 알게된 형님과 해변가를 가기로 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코테슬로비치. 운전기사는 나.

 

호주와서 처음으로 구름 낀 날이었다. 다행이지.

휴양차 오신 형님이였지만, 안타깝게도 머무는 친구댁에 3살 짜리 2세가 형님을 너무 괴롭혀서 ㅋㅋㅋㅋ 그동안 쉬질 못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운전 연습도 할 겸, 겸사겸사 픽업가서 바닷가를 구경가기로. 

한국에서 챙길까 말까 고민하던 수영복을 드디어 써먹어본다. 요즘 38도, 39도의 날씨에 너무 푹푹 익어있던지라 바닷가에서 수영하고 올 생각에 출발 전부터 신이 나버렸다.

 

저 구역은 보호구역이라고 한다. 저기 밖에서는 상어에 물리던 말든 개인 책임

푸른 바다, 뜨겁지만 너무 덥지않은 날씨! 서로 fuxx 거리면서 공놀이를 하는 고등학생들! 완벽한 모래사장의 모습이다. 근데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요즘 더위가 이상기후때문에 더운 것이지, 원래는 이렇게 덥지 않은 시즌이라는 것. 덕분에 더운 날에 비해 바다는 꽤 차가웠다. 물에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헤엄을 치지 않으면 금방 닭살이 올라올 정도의 수온. 슈트 없이는 물에서 놀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모래사장으로 올라왔다.

 

모래찜질처럼 보이겠지만 나름 타올을 깔고 누웠다.

모래에서 앞면 뒷면을 지지니 맥반석 오징어도 나름 나쁘진 않은 최후를 맞이했겠구나 싶었다. 좀 따끔따끔하지만 이렇게나 나른하고 졸릴줄이야. 눈까지 감으니 잠이 솔솔온다. 그래도 여기까지 나왔는데 모래 위에만 있는 것은 아쉬워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지만 결국 너무 차가워서 포기. 요즘 차갑다는 감각을 거의 못 느꼈는데 오랜만에 신선한 감각이었다. 

 

동태전 냄새가 나는 fish and chips

배가 고파져 근처 식당을 들어왔다. fish and chip를 먹기로 해서 콜라 하나와 먹었는데 여긴 케챱이 별도 판매네...? 케챱 없이 먹어보려 했으나 워낙 기름기름한 음식이다보니 포기. 그냥 열심히 찍어먹고 콜라로 꾸역꾸역 넘겼다. 롱블랙을 시킨 형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아서인지 나에게 음식 몰빵을 해주셔서 덕분에 칩스로 한가득 배를 채우는 영광을 맛보았다.

 

여기 해변은 덤불들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아주 매력적이야.

점심 먹고 한 30분정도 해변가를 산책했다. 10년만에 퍼스를 온 형님과 인생 처음 호주를 온 나는 얼마나 호주가 살기 좋은 나라인지 예찬론을 펼쳐가며 열변을 토했다. 영주권과 시민권까지 따서 현지에 정착하는 한국인들이 그냥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산책을 하다보니 조금씩 납득이 되긴 한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다만 가장 큰 것은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일 것 같다. 여유에서 오는 시간과 행복이 한국과는 정말 다르다. 나도 나름 여유있는 사회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보니 그건 여유가 아니였다는 것을 알았다. 한 번 이런 여유를 맛보면 한국가서 일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들지 않을까.

 

너무 달아서 조금씩 먹은 딸기쉐이크 + 너무 짜서 남긴 돈부리

시티에 와선 산책겸 거리 구경을 했다. 육아에 치여서 일주일동안 제대로 된 시티 구경을 못해보셨다는 형님..... 이렇게 한 명의 건강한 결혼 적령기 청년이 아이를 키우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다. 그래도 Target에서 소리도 나고 움직이기도 하는 큰 경찰차를 하나 선물로 사가는 형님. 멋있긴 한데 뭔가 공물을 바치는 느낌이라말이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형님이 머물고 계신 집 주인 친구분이 청소 사업을 하고계신다고 한다. 혹시나 싶어 소개시켜주실 수 있는지 여쭈어보니 흔쾌히 콜해주신다. 정말? 이렇게 일이 구해지는건가? 일단 월요일날 출근해서 얼굴보자고 연락을 마치긴 했는데 인사도 드릴 겸 집에 와서 카톡을 하나 더 남겼다. 일은 어떻게 되려나. 두근두근

 

어제 유튜브를 보다 잠들었어서 오늘은 TED를 하나 보고싶었는데. 바닷가+운전 콤보여서 그런지 되게 피곤하다. 오늘은 패스하고 일 없는 주말에 한 번 달려보자. 영어공부는 꾸준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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