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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r/19 Working Holiday in Perth, Australia

[D+10] 퍼스의 스타필드, 캐로셀

쉐어하우스 들어와서 처음 맞이하는 토요일. 오늘은 장을 보는 날이다.

 

일어나자 마자 세탁기를 돌리고 (더이상 8불을 내지 않아도 된다니, 너무 행복하다) 장볼 준비를 한다. 평소에 엄마는 장볼것을 list up해서 가지고 계셨는데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장을 보려고 하니 가서 뭘 사와야할지 한참 생각해야하더라. 자취할때야 뭐 SGG배송으로 그냥 바로바로 먹었었는데 여기는 그런 것이 없으니 적응해봐야지.

 

유튜브에서 자취요리, 워홀요리 등등을 검색해보니 역시 답은 meal prep + 파스타 쪽인 것 같다. meal prep용으로는 고기+야채볶음을, 파스타는 제일 심플한 알리오올리오를 만들 생각으로 리스트를 머리속에 꾸겨넣었다. 

 

아. 차를 타보니 주행가능거리가 30km정도밖에 안나오길래 근처의 가장 싼 주유소를 찾아가보았다. 호주의 주유소는 대부분 셀프로 알아서 주유한 후, 가게로 들어가 '나 5번 썼음 ㅇㅇ' 하면 해당 비용을 지불하게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월요일날 기름을 넣을 예정이니 20달러만 주유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귀찮지만 꽤나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된다. '호주는 인건비가 비싸니깐'이라는 마법의 단어로 대부분이 설명된다. 근데 이거 먹튀하면 어떻게 되려나? 대통령 며느리도 모를것 같은데.

 

12불에 사먹은 캐밥. 이미 두 입 먹은 사이즈다. 훌륭쓰

집에서 5분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캐로셀. 우리나라의 스타필드와도 같은 곳이다. 스타필드만한 크기를 1층에 싸그리 몰아넣은 느낌의 쇼핑센터인데 쉐어하우스에서 이쪽에가면 장도 보고 식사도 할 수 있다그래서 아무런 정보 없이 나왔다. 근데 오늘은 12월 첫번째 주말. 연휴를 앞둔 가족들이 어머어머어머어머하게 많이들 나와있다. 덕분에 어수선한 주차장에서 10분정도 자리를 찾아 겨우겨우 입성. 

 

미니소도 보고, 삼성 광고보고 국뽕에 차오르기도 했다만 오늘 내가 갈 곳은 오직 울월스(홈플러스같은 곳). 아 물론 그 전에 언제 가격이 변동될지 모르니 정기적으로 JB Hi-Fi 도 방문해주었다. 

이것저것 장을 다 보고나니 물값이 심심치않게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리타를 이용해서 식수를 공급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 구글을 찾아보니 Target에서 브리타를 판다는 이야기가 있다. 냉큼 갔더니 브리타는 아니고 PB상품으로 25불에 팔길래 언넝 업어왔다. (하지만 브리타로 내려마신 물과는 맛이 다르다.... 브리타 사세요...)

 

장보던 도중 어제 연락했던 청소업체 사장님에게서 연락이 와서 안전화까지 K mart에서 들고왔다. 집에 와서 정산해보니 오늘 오전에만 100불을 써버린 오랜만에 사치스러운 나날이였다. 

 

 

 

저녁에는 20년지기 친구의 지인을 소개받으러 다녀왔다. 지인분의 집에 초청받아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세상에나. 차돌박이 된장찌개에 삼겹살이라는 한국 전통음식을 먹고왔다. 복숭아는 또 얼마나 달달하고 맛있는지. 너무 맛있게 먹어서일까, 찌개와 복숭아, 남은 밥을 다 싸주셨다. 갈수록 누군가에게 얻어오는 것이 많아지다보니 거지근성이 생겨나는가 싶기도 했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남들은 없어서 못먹는데 거절할 이유가 있을리 있나. 너무나도 감사하게 식량을 고스란히 챙겨왔다.

 

근데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지인분의 남편의 친형이 사업을 하고 계신데 1월 말까지 시즌으로만 일자리가 하나 있다고 한다. 에스파뇰 슈퍼바이저와 독일 인부들과 함께 일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청소잡은 아마도 한국인들이 많을거라며, 혹시나 생각 있으면 연락달라고 하시기에 월요일날 트라이얼 끝나고 연락 드리기로 했다.

 

혼자서도 생각해보고 여러명과도 이야기해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온 목적이 돈돈돈이 아닌지라, 1월 말까지라도 현지인들과 일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판단된다. 월요일날 일하러 가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와야지. 

 

+ 확실히 차를 타고다니니깐 사진을 적게 찍는다. 좀 찍어놔야 여기에 올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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