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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r/19 Working Holiday in Perth, Australia

[D+113] 퍼스 공장 생활, 심각해지는 코로나

 

저런걸 만드는 공장이다. 오른쪽 사진의 물건들도 판매 한다.

공장에 다닌 지 2주가 지났다. 이제 어느정도 일도 손에 익고 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대충 파악이 되었다. 

여기는 Sign을 만드는 곳이다. 표지판이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작다. 작게는 5cm짜리 스티커 부터 크게는 2미터짜리 광산용 안내판까지 온갖 것들을 만든다. 뭐 Sign의 특성상 주로 위험을 안내하는 것들이 많은지라 볼 때마다 신기하다. 주로 물품을 많이 구매하는 곳들은 광산기업들이나 큰 공장들? 

 

요즘 시즌이 시즌인지라 코로나에 대한 공지를 매일같이 한다. 전 직원이래봤자 30명이 안되긴 하지만 모두가 다 모여서 주, 국가 단위 공지를 전달받는다. 매일같이 패닉하지 말라는 공지만 듣는게 다지만 뭔가 공지가 내려오면 말단직원인 나까지 전달이 되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는다. 요즘은 lunch room이 전염의 위험이 있기에 한 번에 두 명만 쓰라는 공지가 내려왔다. 그에 따른 대처방안은 ㅋㅋㅋㅋㅋㅋ 야외에 테이블을 설치하기! 회사 밖에서 밥을 먹으라고 한다 ㅋㅋㅋㅋ 처음에는 이게 사람이 할 생각인가 했는데 의외로 여기 사람들은 꽤나 이용하는 모습이다. 

 

회사 근처에 공항이 있다보니 비행기가 오가는걸 자주 본다. 한국 가고싶다.

 

근데 이번 주 초, 리셉션이 문을 닫았다! 외부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부분이다보니 아에 문을 닫아버리는 결단을 진행한 듯 싶었다. 난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당장 2주 전까지만 해도 공장 돌아다니며 이력서를 돌리는 입장이였기에, 리셉션이 문을 닫는 상황에 워홀러들이 경험할 절망....은 끝도없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홈플러스급의 Coles 매장도 털린지 오래다

코로나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호주 전체에는 565명, 내가 있는 WA에는 3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어느 매장을 가도 휴지, 쌀, 파스타, 마스크를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사재기는 점점 불타오르고 있는 반면 일자리는 가게나 공장의 영업 중단으로 인해 점차 없어지는 추세.

 

오늘 우리 팀 5명 중 2명이 목아프고 열이 난다고 해서 결근을 했다. (둘은 월요일날 출근하는것으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이 시국이 매우 걱정되었지만 정작 팀리더에게 돌아온 반응은 '걔네 아프대. 그러니깐 우리가 더 일 해야겠지?' 수준의 대답. 다행히 우리 회사가 안전물품들을 다루는 회사라 마스크 하나를 받을 수 있었다. 무려 필터가 장착되어있는 고급 마스크! 근데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지나가는 나를 보면서 '쟤 마스크 썼어 ㅋㅋㅋ'하며 떠드는 다른 직원들에게 왜 그렇게 웃냐고 물어보니 자기들은 마스크를 쓰면 불편하고 답답하기에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시안들은 마스크 써도 안불편하잖아? 너흰 *럭*키* 한거야' 라고 말하면서 웃는데 이게 인종차별인지 아니면 그냥 무식해서 저러는건지 알 도리가 없다.

 

뭐 여튼 이정도의 의식 수준을 가진 사람들 틈에서 살고 있다보니 한국 생각이 절실해진다. 다만 현재 퍼스에서 한국으로 갈 수있는 비행기는 모두 경유를 해야하다보니 시국 상 불가능한 상태이고 그나마 가능하다면 시드니로 가서 14일의 자가격리 시간을 가진 후 한국행 직항 비행기를 타는 것 정도? 쉽게 말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존버뿐이라는 이야기다. 다행히 일자리는 꽤나 오래 가져갈 수 있을 듯 하여서 당분간 마스크 쓰면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일해야겠다 싶다.

 

마음이 울적해서 고추장볶음을 해먹었는데 맛있었다. 내일 도시락도 이걸로 싸가야지. 현타올때마다 매운걸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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