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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 나의 시간은 어디에 맞춰져 있는가 카이로스 왓챠를 통해 카이로스를 보았다.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공개되면 무조건 세계적인 흥행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던 웰메이드 드라마, 카이로스. 사람들의 평가가 엄청나게 좋다는 것만 안 채로 주연도, 내용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았다. 1. 타임 패러독스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시간을 다루는 형태를 띄고있다. 지금의 나와 한 달 후의 너가 하루에 단 한 번 연락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부터 모든 드라마의 전개가 이루어진다. 이 드라마의 성공 원인중 가장 큰 것이 이 설정이라 생각한다. 여타 다른 창작물들에서 이 능력에 대한 기원을 밝히는 데만 몇 화 이상의 분량을 쓸 것이 뻔한데, 카이로스는 현명하게 그것을 회피해나갔다. 초반 몇 회차가 지나가면 시간을 오가며 통화할 수 있다는 설정은 마치 원래 그런 세..
#5 코로나 확진 여섯 째 날. 정상화 엄마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순간적으로 열이 38도까지 올라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의료진의 재빠른 대처와 충분한 수면시간 덕분에 컨디션이 금방 나아졌다만, 그래도 위험이 아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타이레놀과 이런 저런 약을 섭취중이다보니 지금은 멀쩡해 보이는 것이다만, 언제 또 그렇게 될지 모르니 최대한 쉬면서 체력을 끌어올리는게 좋아보인다. 어제오늘 밥은 정말 맛이 없었다. 반의 반도 못 먹고 다 버린 듯. 그래도 오늘 점심에는 진리의 TGI 볶음밥이 나와서 한 그릇을 다 먹을 수 있었다. 도시락계의 한 줄기 희망과 같은 존재, TGI. 부탁하오니 자주 찾아주시옵소서. 아빠와 영상통화도 했다. 다행히 킨킨이랑 둘이서 잘 지내고 계시는 듯 하다. 아무래도 집에서는 할 수 있는게 이것 저것 많다..
#4 코로나 확진 넷째 날. 의지박탈 어제 잠을 좀 늦게잤더니 아침에 눈을 뜨는게 쉽지는 않다. 물론 아직 긴장상태(훈련소의 신병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다보니 방송이 나오면 즉각 눈이 떠지지만, 오늘 처음으로 아침 배식시간 7시에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9시 자가진단을 할 때 혈압재면서 김밥을 처묵처묵.... 나름 이 생활도 익숙해저가나보다 싶다. 못다이룬 잠을 자고싶어서 누워보았으나 그게 내 뜻대로 될 리가 있나. 회사에서 내 팀의 빵꾸를 대체하기 위해서 고생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계속 연락이 온다. 금고 비밀번호는 무엇인지, 연결은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 등등. 화면 너머로 감독님 얼굴도 살짝살짝 비치는 걸 보니 '야 전화해 그냥! 어짜피 쉬고있을텐데' 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다행히 10번정도만의 전화 ..
#3 코로나 확진 셋째 날. 익숙함 엄마가 온 이후로부터는 밥이 잘 나온다. 아침으로는 샌드위치와 오리엔탈소스를 곁들인 샐러드가 나왔으며 점심으로는 오리훈제와 제육볶음이 나왔다. 역시나 둘 다 세븐일레븐 도시락. 아무래도 롯데가 도네이션을 한게 틀림없으리. 오리를 보고 신났었지만 아침이 제일 맛있었던건 함정. 이제 이 곳의 생활이 익숙해진 듯 하다. 게임도 질려서 재미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예전에 문서알바를 했던 사람의 이야기가 떠올라 무작정 알바몬을 검색해보았으나, 대부분 블로그나 인스타 마케팅만 재택근무로 되어있었다. 한 30분정도 뒤지니 한 업체의 공고가 보였다. 비쥬얼노벨 관련 타이핑 업무라고 하는데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일 같아서 지원. 두세시간쯤 지나니 비대면 서약서와 업무 내용에 대한 메일이 왔다. 좀 더 자세..
#2 코로나 확진 둘째 날. 엄크 어제 했던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 룸메이트는 내 예상보다 훨씬 크고 지속적으로 코골이를 했으며 심지어 잠꼬대(블랙러시안에 우유를 더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까지 밤새도록 해댔다. 덕분에 쪽잠만 계속 자다가 7시쯤 밥 먹으라는 방송에 그냥 일어나기로 결심했다. 의료진에게 카톡을 보내어 혹시 방을 바꿔주거나 귀마개를 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는데 규정상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아, 목이 많이 붓고 코도 막히기 시작했다고 카톡으로 보고했더니 점심이 배달될 때 약도 같이 보내준다고 한다. 식사는 어제보다 더 부실했다. 국 빼고는 거의 못 먹을 수준이었다. 귤이라도 먹어서 상큼하게 시작해볼까 싶었지만 한 개는 곰팡이가 피었고 나머지는 물러있었다. 아무래도 대량 보관을 하..
#1 코로나 확진 첫 날. 호접지몽 뭐. 그렇다. 자랑은 아니지만 코로나 양성 확진을 받았다. 격리시설에서 벗어나는 날까지 하루에 하나씩 글을 써 보자. HAPPY BIRTHDAY, Mr.Kim 모든 일의 시작은 지난 일요일, 내 생일을 기념해서 친구들과 함께 여의도의 칵테일바를 간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날 우리는 오랜만에 보기도 했고 축하할 일도 있고 해서 오후 4시부터 신나게 칵테일바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먹고 마시며 놀았다. 그리고 상황은 금요일로 건너뛴다. 프로그램 촬영을 하고있던 도중, 점심을 먹은 후부터 미열과 콧물, 어지러움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촬영장에 있는 체온계로 온도를 체크해보았지만 너무나도 정상체온이었던지라 그냥 비염이 도져서 어지러운 건가 싶었다. (날씨가 봄날이 된 것도 한 몫했다) 그리고 그 날부터 금..
소울 : 인생은 재즈하게 소울 소울을 보았다. 관람하기 전에 알고있었던 정보는 픽사의 새로운 애니메이션이며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모두 다 좋다는 것, 그리고 지인 몇 명이 울었다는 것 뿐. 어떤 영화이길래 20-30 세대를 울리는가. (포스터만 보면 음악영화같지만 음악은 그냥 영화의 구성요소중 하나일 뿐이다.) 1. 자유로운 백수 vs 의욕 0% 부자 영화의 시작부터 주인공인 조는 선택을 해야한다. 영화의 시작은 이렇다. 초반부 내용 요약(클릭) 조의 지금 모습은 비정규직(part time) 음악교사다. 학교에서는 열정이 가득한 학생을 비웃는, 그야말로 억지로 시켜서 하는 밴드부를 어떻게든 이끌어나가고 있다. 재즈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어필하려는 그의 모습은 애처로울 지경이며 언젠가는 무대 위에 올라가겠다고 꿈꾸지만 현실에 안주한..
[버번?] 비스포큰 스피릿츠 버번 (Bespoken Spirits Bourbon) 핫 이슈인 비스포큰 스피릿츠를 손에 넣었다. 관련된 이야기는 이 글에서 보고 여기는 술에 대한 리뷰만 해보자. Bespoken Spirits Bourbon straight bourbon whiskey 375ml / 47% / 89,000\ 4~5일 숙성을 거쳐서 만들어진다고 들었는데 병의 밑부분을 자세히보면 'aged at least 24 months' 라고 쓰여있다. 숙성 기간 이후에도 최소한의 에이징을 진행했다는 뜻이려나. 여튼 닷새 숙성으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님을 밝힌다. 크게 과하지 않은 알콜부즈. 스파이시함은 거의 없으며 카라멜 위주의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언더락 보다는 샷으로 마시는게 향을 더 살려주며 가슴까지 내려가는 뜨거움보다는 입에서만 뜨거움이 맴도는 것이 특징이다. 맛 자체는 훌륭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