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피곤했는지 12시간을 내리 잤다. 덥고 몸이 불편해서였을까, 개꿈을 엄청 많이 꿨다. 정신차리기가 어려웠으나 오늘은 APG에서 인터뷰를 보자고 한 날이기에 꾸역꾸역 일어났다.
퍼스의 월요일은 매우 바쁘다. 아마도 호주 전역이 해당될 것 같은데 이곳은 유류비가 요일마다 다르다. 월요일이 제일 싸고, 화요일이 제일 비싸며 화-수-목...순으로 점점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가격의 차이는 약 20센트? 월요일에는 1.28달러짜리 주유소도 간혹 보이지만 화요일, 수요일에는 1.50달러정도 되는 가격으로 측정되어있다.
이번 주 역시 열심히 차를 굴렸기에 30km정도 운행거리가 남은 상황. 예정대로 주유소를 가서 차에 기름을 잔뜩 넣고 APG로 출발했다.
체감상 열댓장정도 되었던 APG application form은 저번주에 미리 써두었기에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가져가기만 하면 되었다. 30분정도 운전을 해서 도착한 APG는 저번과는 다르게 이미 다른 사람과의 인터뷰가 진행중이였고, 나는 서류와 여권을 넘긴 채 기다렸다.
APG는 스테이글스와 Dnata catering service의 HR 외주업체로 알고있다. 그래서 어떤 일이 하고싶냐고 물어보는 직원에게 저 두 공장을 들어가고싶다고 말했다. 허나 그들은 지금은 자리가 없다며, 만약 너가 일하고 싶다면 스테이글스의 공장이 아닌 농장으로 가서 일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농장에서 2주-1달정도 일하면 공장으로 옮겨주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농장이 집에서부터 약 1.5시간 거리에 있기에 쿨하게 포기했다. 그냥 공장에 자리 비면 알려달라고.
전화에 문자에 메일까지 보내는 것을 봤을 때, 지금 당장 공석이 있는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였나보다. 그냥 그러려니 해야겠구나 싶었다.
인터뷰를 위한 공간에 들어가니 벽면에 아시안 계열 언어들로 설명이 써있었다. 여기서 '장화' '부츠' '필수' 등등의 단어를 한국어로 보니 뭔가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렇게 외국인 노동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집에 와서 낮잠을 자다가 일어났더니 DM이 와있었다. 저번 토요일에 만난 대만인 친구가 저녁 같이 먹자고 연락이 왔기에 딱히 일정이 없는 나로써는 지금 바로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아점으로 시리얼을 먹은게 다였기에 후딱 가서 저녁을 먹으면 좋겠다 싶었다. 저번에 시티에 차를 가져가보니 주차문제가 골때리는 것 같아, 오늘은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어짜피 40분정도밖에 안걸리니 상관 없겠지.
베트남 쌀국수를 먹은 후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가 이번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다고 한다. 이번에는 자신의 반 친구들만 불렀다고 하는데, 나중에 나도 초대해서 같이 놀자고 이야기하는걸 보니 참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여튼 이 친구가 Hot Pot을 준비한다 그래서 근처의 아시안 마켓들을 구경가보았다.
울월스나 콜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파! onion spring을 비롯해서 야채들이 반값? 정도 가격에 파는 것을 보았다. 내일 장을 볼 생각이였는데 근처에 아시안 마켓이 있는지 한번 검색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랜달록쪽에 살고있는 팬은 지하철을 타고 간다 그랬고, 나는 Swan River쪽을 구경하고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크리스마스 직전인지라 역에는 간이 놀이공원이 들어섰고 거리의 사람들은 머리에 산타모자를 쓰고 있었다. 마침 카메라도 가지고 나온지라, 좀 걸으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밤의 시티를 만끽하고 있었다. 의외였던 것은 우리나라였으면 커플들이 대부분이였을텐데 여기는 가족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유모차든, 손잡은 아이든, 청소년들이든, 대부분 가족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었다. 워라벨의 보장때문인지 왠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행복해보이는 그들의 얼굴이 부러웠다. 나도 이런 광경을 가족과 공유하고 싶어 집에 오자마자 카톡으로 사진들을 보냈다. 추위에 떨고있는 한국의 크리스마스 대신, 반바지 반팔 크리스마스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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