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하우스 마스터와 몇 번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더러워도 버티는게 이기는거라고 생각하고 고개 숙인 채 살고 있었다.
2층 방으로 올라가는 내 발자국 소리가 크다며 새벽 한 시에 1층에서 전화를 하던 그 분.
자기가 주차를 차고에 해야겠으니 차를 빼라는 그 분.
그래 그 분이다.
그런데 어제 밤샘근무를 하던 도중, 문자를 받았다.
2주 후에 방을 빼달라는 쉐어마스터의 통보문자. 내 머리속에는 물음표만 떠다녔다.
쉐어하우스마스터는 호주인 남편과 27살 아들이 있는데 셋 다 퍼스 외곽에서 따로 살고 있다. 그런데 아들이 그쪽을 정리하고 이 집으로 들어온다는 것. 기존에 계약할 때 나에게 '집주인이 같이 살지 않는 집' 이라고 말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는 아들까지 들어온다고 한다. 심지어 그 아들을 위해서 내가 방을 비켜줘야한다는 것이고.
근데 여기서 의아한 점이 내 옆 방이 일주일 전부터 공실이였다는 것이다. 아들이 그쪽 집을 정리하고 들어오는것을 결정하기까지 2주 이상의 시간이 있었을 텐데 그렇다면 그 기간 사이에 나를 큰 방으로 옮기거나 아들을 큰 방으로 들이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였을 듯 한데. 왜 새로운 사람을 받고 나를 뻥 차버리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
사실 쉐어하우스 마스터가 나를 마음에 안들어했으면 모든 것이 설명되긴 한다만, 나는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 냉장고 청소와 그릴 청소, 가스렌지 청소, 화장실 청소까지 알아서 하는 쉐어생이 어디있다고.
한국인 쉐어를 갈지, 외국인 쉐어를 갈지 고민되는 순간이다. 이런 더러운 꼴 안보려면 외국인 쉐어로 가는 것이 맞는데 내 기준에서 외국인 쉐어는 그냥 '더러운' 곳이다. 몇 군데 다녀본 외국인 쉐어는 청결이나 정리 상태가 지저분한 상태를 넘어선 곳들이 많았다. 특히 화장실 청결을 신경쓰는 나에게는 어후. 그런 곳에서 살기 어려울 듯 하다. 물론 음식(된장, 김치 등)의 냄새때문에 한식을 먹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고. 아마 이번 주부터 한인쉐어 인스펙션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밤샘근무하면서 현타 온 것이 자고나면 나아질 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쉽게 떨쳐내지지 않는다. 뭐 그래도 어쩌겠나 싶다. 그냥 갑질 당한 것이고, 나는 을로써 할 수 있는 것이 아에 없는데. 더럽지만 버티는 사람이 승자라고 그랬다. 내가 여기 떠나서 더 잘 살거라고 자기위안 해본다. 퉤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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